‘고용없는 성장’ 빨라지나… GDP比 취업자 수 ‘사상 최소’
‘고용없는 성장’ 빨라지나… GDP比 취업자 수 ‘사상 최소’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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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계수 2016년 17.5명 → 2017년 17.2명
“고용흡수력 높은 서비스업 적극 육성해야”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3%대를 회복했지만 GDP대비 취업자수는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서비스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계수는 17.2명을 기록했다. 취업계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로, 경제 성장과 견주어 취업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취업계수는 역대 최소였던 2016년 17.5명에서 0.3명 떨어지며 1년 만에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이 발달하면 취업계수는 하락한다.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기술이 발달하면 생산설비 자동화 등에 따라 노동생산성은 증가하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력 감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락 속도다. 1990년 43.1명에 달하던 취업계수는 7년 만에 1997년(29.6명) 3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심지어 2009년 19.9명 이후로는 20명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 격차도 줄지 않고 있다. 격차는 2014년 0.9%포인트(p)까지 축소됐으나 2015년 1.7%p로 다시 벌어졌고 2016년에는 2%p로 더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경제 성장률은 3.1%를 기록, 2014년(3.3%)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달성했지만 취업자 수는 267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률이 취업자 수 증가율보다 1.9%포인트 높았다.

얼어붙은 고용시장 상황이 취업계수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일자리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음에도 불구 지난해 실업률은 3.7%로 전년과 같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8%로 전년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글로벌 수요 확대로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조선, 해운 등 업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고용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해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억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뜻하는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제조업은 10억원 당 5.32명인데 반해 서비스업은 11.54명으로 두배에 달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산업별 고용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용흡수력이 양호한 서비스업을 육성해 고용 없는 성장 싹을 사전에 잘라야 한다”며 “제조업에는 규제개혁과 신성장 산업 발굴로 기업 고용을 확대하고, 퇴출되는 사업체 인력이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훈련과 전업지원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