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와 공사 자재 반입을 시도하고 나서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충돌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경주 성주 사드 기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 경찰과 협조해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2일 사드 기지에 주둔하는 한미 장병 약 400명의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 장비 반입을 시도했으나 사드 반대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후 양측은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반대단체들이 미군 식당 공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 조건을 내세우면서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16일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더 이상 반대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경찰과 협조해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사드 반대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사드 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인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를 막아섰다.
강현욱 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이 사태로 몰고 간 것은 결국 국방부"라면서 "앞으로 있을 모든 책임도 무리하게 사드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국방부에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PVC(폴리염화 비닐) 관에 서로 팔을 넣어 연결한 후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장비 반입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10여명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경찰은 3000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8시 12분부터 기지 내 공사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주민 200여명을 강제해산하며 주민과 충돌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