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노조 경영의 끝? “삼성 전체 계열사 노조 보장해야”
삼성 무노조 경영의 끝? “삼성 전체 계열사 노조 보장해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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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식 지회장 “직접 고용 보다는 노조에 대한 인정이 우선”
삼성중공업 등 제조업 위주 노조 조직화 추진 계획
“이재용 부회장, 노조와해 활동에 대한 공개 사과 요구”
18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기자회견 (사진=김성화 기자)
18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기자회견 (사진=김성화 기자)

“무노조 삼성을 뒤집었지만 삼성을 바꾸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18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나두식 지회장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전날 공개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활동 인정 발언과 관련해 시작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17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함과 동시에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80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보기 힘들다. 이날 오전 나 회장은 협력사 사장들이 직원들에게 ‘노조 가입하지 않아도 정규직이 될 수 있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사실을 직원들로부터 10건 이상 제보 받았다.

나 지회장은 “직접 고용보다는 노조를 인정하고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최우선 사항이다”며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계열사의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삼성 그룹 계열사들의 노조 조직화를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삼성 계열사에 대한 노조 확대의 시작점으로 삼성중공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삼성이 방대한 분야에 걸쳐져 있지만 제조업부터 조직화 작업을 준비하고 시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삼성서비스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 입사와 동시에 노조에 가입되는 ‘유니온샵’과 정규직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노조 활동도 보장하고 인정할 것을 삼성에 요구하기도 했다.

나 지회장은 이번 합의와 최근 삼성 노조와해 활동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별개의 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 지회장은 “삼성이 노조와의 합의에서 검찰 수사를 꺼냈다면 직접 고용 얘기 또한 거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의 노조와해 활동과 관련해 대충 수사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 회장은 “합의서에 들어간 노조 인정 문구가 삼성서비스의 단독적인 결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진정성 있는 그룹 차원의 변화라면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 공개적으로 그간 노조와해 활동과 앞으로 노조를 인정하겠다는 사과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