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결국 임기 중도하차
권오준 포스코 회장 결국 임기 중도하차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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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백년 위해 CEO의 변화 중요 판단”…새 사장 선임까지 자리 유지
사임할 이유 없어…정권 외압설 ‘솔솔’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연합뉴스)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연합뉴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돌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된 긴급 이사회를 마치고 “포스코가 새로운 백 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여러 변화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게 CEO의 변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그는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부분을 이사회가 흔쾌히 승낙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누적된 피로가 상당해 휴식이 필요하다는게 권 회장이 밝힌 사임 이유다. 지난 4년간 구조조정과 최근 창립 50주년 행사를 추진하면서 과로가 누적돼 건강검진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 회장의 이번 결정을 두고 정권의 압박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정권 압박 외 권 회장이 마땅히 사임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다. 

권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 원래대로라면 오는 2020년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포스코는 권 회장의 지휘 아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단행했고, 작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외압이 아니고는 권 회장의 중도하차를 설명할 수 없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포스코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전례는 몇 번이나 있었다. 

국세청이 서울 포스코센터, 포항 본사, 광양제철소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도 권 회장의 사퇴 압박을 더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추진한 포스코 자원개발사업에 이명박 정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권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또 '최순실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이미 수사를 받은 적이 있는 권 회장이 추가 수사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최순실씨에 대한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청와대가 권 회장을 포스코 수장으로 낙점하고 이를 빌미로 포스코의 광고계열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등 최씨의 이권 챙기기를 돕거나 묵인하게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스코 관계자는“내주 CEO승계 협의회를 통해 차기 CEO 선임 절차와 구체적인 방법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현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 말했다.

아울러 결정의 배경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권회장의 사퇴 의사 표명에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