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바빠진 삼성·LG
미·중 무역전쟁에 바빠진 삼성·LG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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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대상 TV 품목 생산 중단 고려 중
“피해 크지 않지만 불확실성 지속되는 점 더 큰 우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과 중국, G2의 무역전쟁에 애꿎은 새우만 바빠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300여개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국내 40인치 LCD TV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500억달러, 한화로 54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품목을 발표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중국이 즉각 미국산 대두(메주콩), 자동차, 항공기 등 500억달러 규모의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밝히며 응전했다.

중국의 대응에 미국은 한 번 더 치고 나왔다.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빠르면 이번주 미국은 의류, 휴대전화, 신발 등 일부 소비재가 포함된 추가 관세 부과 품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약 1000억달러, 한화로 106조원이다.

앞서 미국의 1차 관세 부과 품목 발표 때만 해도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가 제외되면서 한시름 놓는 듯 했다. 관세 부과 대상인 트랜지스터, 사이리스터, 발광다이오드(LED) 등 10개 품목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제품과는 관계가 없다.

40인치 LCD TV는 관세가 부과되면 생산 중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LCD TV는 크게 이윤이 남는 분야도 아니라 25%의 관세가 추가되면 남는 것이 없다.

다만 해당 제품의 미국 판매량이 크지 않아 두 업체에게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40인치 LCD TV 판매량이 전체의 10%가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추가 관세 품목 발표와 관세 부과 시점도 정해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주시하면서 여러 대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물량을 베트남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거나 아얘 생산을 접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며 “거론된 제품은 중저가 제품으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게 더 큰 우려로 작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