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 후폭풍에 ‘취준생’만 속앓이
은행 채용비리 후폭풍에 ‘취준생’만 속앓이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4.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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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은행만 상반기 채용 공고… 6월 넘어야 채용 계획 나올 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채용비리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올해 신입행원 공채 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예년보다 축소하고 있어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은행들이 상반기 채용에 나서려면 늦어도 이달 안에 공고를 내야 하는데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채용을 준비할 여력이 없는 모양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9곳 중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은 우리은행(200명), IBK기업은행(170명), NH농협은행(350명), Sh수협은행(70명) 등 4곳에 불과했다.

반면 채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채용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우리은행은 전 채용과정을 외부업체에 위탁했다. 공채 서류전형에 각종 금융 자격증 및 학내외 활동 ·봉사 경력 기재란을 부활시키고 필기시험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 695명을 뽑았던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200명을 선발한다.

이처럼 은행권의 채용규모가 대폭 감소한 것은 채용절차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채용 절차 모범 규준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채용 가이드라인 마련 중이다. 여기에는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임직원 추천 등의 특혜채용, 명문대 출신, 성별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모범규준은 빠르면 오는 6월에나 나올 예정이며, 모범규준을 토대로 회원은행들의 의견을 취합해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혜채용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은행들은 신입행원을 모집하는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구체적인 채용비리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은 은행들도 확정된 채용 절차 규정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움직이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채용비리로 검찰수사와 금융감독원 감사로 은행권 전체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분위기에서 섣불리 먼저 총대를 메고 신입행원 모집에 나서려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혜현 기자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