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드루킹, 김경수 의원 측에 연락… 협박성 메시지 보내"
경찰 "드루킹, 김경수 의원 측에 연락… 협박성 메시지 보내"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4.16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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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드루킹에 드물게 '고맙다' 답변… 대부분 확인 안해"
구속 3명 외 2명 공범으로 수사 중… "사실관계 명확히 할 것"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면서 댓글 조작을 한 혐의로 구속된 A(48)씨가 김경수 의원 측과 연락을 취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김 의원은 A씨의 메시지 대부분을 읽지 않았고, A씨는 김 의원 측이 인사 관련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김 의원의 보좌관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6일 수사 중인 전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앞서 압수한 휴대전화의 대화방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피의자 2명을 추가로 특정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3명은 대형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실린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사이트 운영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최근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자동화 매크로를 활용해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성 댓글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와 카페 등을 운영하며 과거부터 회원들을 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을 지원하는 댓글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경찰은 공범 2명을 추가로 파악했다. 이 2명은 A씨가 경기도 파주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한 'ㄷ'출판사 직원이며, 민주당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가 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A씨가 김 의원에게 지난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약 1년 4개월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을 포착했다.

A씨가 보낸 메시지는 특정 기사에 대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결과를 김 의원에게 알리는 내용이었다.

다만 메시지는 A씨가 일방적으로 보냈고, 김 의원은 드물게 "고맙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으나 메시지 대부분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매크로 사용이나 1월 17일 댓글 추천수 조작 사실을 김 의원에게 보고한 내용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현재 확보된 메시지만으로는 김 의원이 불법적 수단이 동원된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카페 회원들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인사청탁했다는 내용을 자신들의 대화방에 올렸으나, 이 내용을 김 의원에게 직접 보내지는 않았다고 알렸다.

A씨는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김 의원 보좌관에게 텔레그램으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김 의원에게도 협박 의도가 담긴 메시지를 보냈으나, 김 의원이 메시지를 읽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김 의원에게 메신저로 국내 정치와 관계없는 국제 동향 등의 파일을 전송한 적도 있지만, 김 의원이 문서파일을 열어본 것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열 수 있는 파일을 보낸 사실도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아직까지 김 의원에 대해선 현재 소환 여부나 시점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찰청장은 "이는 범죄 혐의가 있는 대화방 중 일부만 분석한 결과"라면서 "나머지는 계속 분석해봐야 한다. 수사를 철저히 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