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시장 커지지만 국내사 파이는 되레 줄어
제약시장 커지지만 국내사 파이는 되레 줄어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4.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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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청구 상위 100대 의약품 중 국내사는 34% 그쳐
개발신약 높은 진입장벽 때문…해외진출도 발목 잡아
제약바이오協 최근 5년 조사
청구실적 상위 100대 품목 약품비 대비 국내 제약기업 제품 청구액 비중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청구실적 상위 100대 품목 약품비 대비 국내 제약기업 제품 청구액 비중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건강보험 청구실적에서 국내 제약사 제품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6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 제약사의 처방약 품목과 건강보험 청구액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건강보험 청구실적 상위 100대 의약품 중 국내 제약사 제품이 차지하는 청구액 비중이 34.4%에 불과하다.

액수도 감소를 보였다.

국내 제약기업의 제품 청구액은 2012년 1조3037억원에서 2016년 1조136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같은 기간 100대 품목 전체 약품 청구액은 2012년 3조1707억원에서 2016년 3조3039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파이는 늘고 있지만 국내 제약기업의 실적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제약사의 성적부진의 원인으로 △다국적제약사의 고가의 신약이 국내 건강보험 시장 진입 △국내 제약기업이 신약과 개량신약을 대형품목으로 빠르게 성장시키지 못함 △대형 복제약의 청구실적을 유지하지 못함 등이 꼽혔다.

특히 개발신약의 시장진입 과정에 있어서의 높은 장벽이 컸다.

국내개발신약은 출시 후 대형병원 처방 리스트에 등재하고자 할 때 다수의 임상데이터 요구·FDA 승인여부 등의 장벽으로 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진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임상데이터나 사용 경험의 부족으로 이어져 글로벌 진출 역시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복제약 제품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는 점도 국내제약사의 성적이 부진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다만 상위 100대 품목 중 국내 제약기업 품목수의 변화에서 2개의 국내개발 신약이 새로 진입한 점, 개량신약이 8개에서 12개로 늘어난 점, 자체개발품목이 22개에서 25개로 늘어난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읽혀진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공공의료기관 처방약 목록에 국산 신약을 의무 등재하거나 우선 입찰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며 "정부가 의료기관의 국산 신약 사용실적을 평가지표나 지원정책 가점 요소로 반영한다면 국내 제약사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