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붐 세대란 전후에 태어난 사람을 뜻하며 나라에 따라 연령대가 다르다. 한국의 경우 195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900만명이 해당된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7200만명이, 일본은 1947년부터 1949년까지 출생한 806만명이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한다.
필자는 ‘58년 개띠’인데 특히 1958년생은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으로, 지난해 명예퇴직을 했거나 올해 만 60세로 대부분 공직에서 물러난다.
이제 사회에서 베이비붐 세대들은 역할을 잃어가면서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공무원들은 퇴직공무원의 축적된 전문성과 경륜을 활용해 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지난해 ‘퇴직공무원 사회공헌 사업(Know-how+)’을 신설했고, 올해 규모를 더 확대했다.
하지만 활동기간도 몇 개월에 불과해 미래를 보장 할 수 없을 뿐 더러 공무원이 아닌 베이비붐 세대들은 논의에서조차 제외됐다.
우리나라의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격동의 시기를 보내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베이비 붐 세대들. 그들의 요즘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연민과 씁쓸함이 밀려온다. 등산화와 등산복을 차려 입고 집과 가까운 산에 오르며 하루를 보내는 그들은 흘러가는 세월의 야속함을 그저 하늘에 토로할 뿐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그 당시의 부모들에게 “너는 훌륭한 사람 되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부모들은 배운 것이 없으니 너만은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 나라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최고의 투자를 받은 이들이다.
우리 부모세대들은 일거리가 없어서 농사나 지으며 살았고 농사를 못 짓는 이들은 그저 놀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른이 됐을 때 기업들이 속속 생기기 시작했고 대학을 졸업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기업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중진국, 선진국으로 초스피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압축 성장은 베이붐 세대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의 지성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렇게 학식이 좋고 경험이 많은 세대를 보유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세계 최고의 지성인들은 지금 세상으로부터 도태돼 있다. 자신이 회사를 나가지 않으면 자식들이 취직을 못하는 이 기막힌 시대에서 이들은 때론 불명예스럽게, 때론 자취도 없이, 때론 억울하게 자신의 일터에서 쫓겨나 산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씁쓸함을 집 안에서 달래면 그나마 낫다. 집 안으로는 부인에게 멸시당하기 일쑤다. 밥 세 끼를 다 챙겨 먹는다는 의미로 ‘삼식이’이라고 불리지를 않나, 간식이라도 챙겨먹으면 ‘간나세끼’라고 놀림을 받는다. 더욱이 돈을 버느라 미처 돌보지 못한 자식에게는 무능한 아빠가 돼 있으니 매일 산에 가서 막걸리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제2의 도전을 해야 하고, 그런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종교 단체 등이 힘을 합쳐야 한다. 1952년 76개국에서 도움을 받은 대한민국이 이제는 그 도움을 되갚을 때가 됐다. 저개발국가와 국민 등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전세계에 널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