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전환 철회·법정관리 수순?… 한국GM '운명의 5일'
출자전환 철회·법정관리 수순?… 한국GM '운명의 5일'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4.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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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제한기간 코앞…전망은 암울
회생절차 돌입땐 무더기해고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출자전환의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국GM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GM이 제시한 합의 제한 기한이 5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GM의 댄 암만 총괄사장은 이달 20일을 구조조정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데드라인으로 이미 못 박았고 실질적인 현장 지휘를 맡고 있는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역시 20일까지 우리나라에 머물며 데드라인 이후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암만 사장은 지난 12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공적인 결과를 선호한다"면서도 "모두가 20일 테이블에 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노사 간 인건비 절감과 산업은행(이하 산은)을 통한 정부의 투자 등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한국GM은 부도처리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리 앵글 사장 역시 비슷한 뉘앙스의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이날까지 가시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부도처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엥글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2주에 한번 꼴로 한국을 찾아 2~3일씩 체류하며 정부, 산은, 한국GM 노조 관계자 등을 만나왔다. 내주까지는 아예 한국에 머물면서 '마지막 순간'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GM 경영진의 한국GM 처리 방향이 법정관리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다는 관측이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GM은 당초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27억달러(한화 2조89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연간 2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돌연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차입금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대해 산은도 GM본사가 기존의 차입금 외 뉴머니(새로운 출자금)를 넣지 않으면 지원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산은은 또 GM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이 낮아져 '거부권'을 잃게 되기 때문에 차등감자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앵글 사장은 이를 거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차등감자를 하느니 한국GM 자구계획 중 출자전환을 아예 철회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27억달러 출자전환과 함께 제시한 28억달러 신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신규투자 금액도 줄어들고 있다. GM은 R&D 신규투자 계획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시하라는 요구에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추가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생산시설은 폐쇄하고 연구·디자인 센터와 판매 조직 정도만 남길 가능성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