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탄압 일일보고’ 받았다
삼성 ‘노조탄압 일일보고’ 받았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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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지사→서비스 본사→삼성전자 보고문건 확인
미래전략실 주도…노조와해 의혹 수사 오너일가로 확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의 노조탄압 행위가 매일같이 윗선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탄압이 그룹 차원에서 행사됨은 물론, 어디까지 보고 됐는지에 따라 그룹 경영진도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중 경원지사 한 컴퓨터에 저장된 대량의 ‘일일보고’ 문건을 확인했다.

일일보고 문건은 지방 지사의 노조와해 활동을 정리해 서비스 본사의 종합상황실로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용은 지사 산하 협력업체 소속 노조원의 동향과 ‘그린화’(노조 탈퇴) 실적 등이다. 그간 알려졌듯 지사나 협력업체가 노조원을 개별 접촉해 탈퇴를 회유하고 이에 대한 노조원의 반응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이 확보한 일일보고 문건과 지난 11일 노조원을 불러 피해 사실을 조사한 내용을 종합했을 때 삼성전자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지방 지사,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노조탄압 지휘체계 라인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해당 문건을 노조를 대상으로 한 삼성 부당노동행위가 삼성전자서비스 내부에서 조직적이면서도 유기적, 장기간 행해졌다는 물증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일일보고 문건과 함께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경영진이 노조와해 의혹 행위에 관여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옛 미래전략기획실까지 포함된 정황이 있어 그룹 내 고위급 임원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 노조탄압과 관련해 미전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노조 파괴’ 전문 노무사 등과 함께 노조탄압에 관여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런 의혹은 지난 12일 삼성이 노조파괴 전문가들을 종합상황실의 자문으로 고용해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용역료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점점 더 확신을 굳혀가고 있다. 

미전실은 해체되기 전까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곳으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에게까지 노조탄압 행위가 보고됐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