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글쎄
삼성전자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글쎄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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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추천위원회, 사내이사 제외한 사외이사로만 구성
주주추천 등 외부 목소리 아닌 내부 추천 후 선임 방식 유지…‘시도’ 이상 평가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독립성을 강화하지만 ‘시도’ 이상의 의미를 두긴 힘들어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구성원을 기존 사내이사 1인에 사외이사 3인 체제에서 사외이사 3인으로 변경했다. 사외이사 추천에 있어 기업쪽 인물을 제외한 것이다.

이런 시도는 이재용 부회장이 말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상당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보될 것이라 판단하기는 힘들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 대기업들이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이뤄져 이사회 독립성 확보가 어렵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에 대한 대안으로 노동자이사제나 집중투표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재계에서 도입할 의지가 보이고 있지 않다. 또 삼성전자는 이사를 선임 또는 재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사회 내 추천 인물이 소수주주들이 견제하기 힘든 주총을 통해 쉽게 선임되는 큰 틀은 변경되지 않았다. 또한 위원회에서 제외한다고 사내 인물과 사외이사 접촉이 차단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등 몇몇 그룹에서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추세다. 적어도 외부에서 추천한 인물이 후보진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를 통한 선임보다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안이 이미 시행되고 있음에도 삼성전자가 사내이사를 제외하는 선에서 개선안이 그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이사회 의장에 새로 선임된 이상훈 사장은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서 제외한다. 이전까지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과 위원회 활동을 겸해 왔지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이 분리되면서 위원회에서도 제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