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새 회계기준에 실적 혼선
통신 3사, 새 회계기준에 실적 혼선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4.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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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적용 땐 매출·영업익 감소
마케팅비·요금할인가입자 는 때문
"최근 경쟁 상황 반영 못해 혼란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통신사 실적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혼란이 우려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 역시 기존 기준에 따라 추정치를 내놓고 있지만 한동안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증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기존 회계기준(IFRS 10호)으로 통신 3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조7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8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때 예상 매출은 2.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 15호를 적용하면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IFRS 15호를 적용한 3사의 영업이익이 도입 전 자체 추정치인 1조59억원보다 355억원 적은 9704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이 올해 분산 반영된 것이 컸다. 

IFRS 15이 기존 10호와 다른 점은 수익의 분산 반영과 복합 계약의 배분 처리다.

지금까지 고객과 계약이 체결되면 일시로 수익에 반영했지만 15호가 반영되면서 계약 기간에 따라 분산 반영하거나 제품 인도 시점에 반영해야 한다.

통신사의 경우는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을 약정 기간에 걸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과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IFRS 15호를 적용하면 단말 지원금과 요금할인액 등을 수익배분 비율에 따라 단말과 서비스액 매출액에서 각각 차감해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선택약정 가입자가 급증하면 단말 매출에 타격을 받기에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와 다른 회계기준에 실적만 놓고 수익성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FRS 15는 장기적으로 분기별 실적 변동성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면서도 "최근 경쟁 상황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취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1분기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IFRS 15호 기준으로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이며 KT는 오히려 서비스 매출 정체와 자회사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IFRS 15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C)가 새로 마련한 수익인식 기준이다. 회사의 자의적 해석을 최소화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올해부터 상장사에 전면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