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드(THAAD)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행히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중국의 사드보복이 해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 3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양제츠 중국외교담당 정치국위원이 중국의 단체관광이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언급해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사드배치에 의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곧 풀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여행관련업체는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개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관광수지에 대한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여행수지적자가 64억8890만달러였지만, 사드배치에 따른 한한령으로 2017년에는 여행수지적자가 137억4920만달러에 이르렀다.
전년대비 2017년 여행수지적자가 72억6000만달러로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2016년에 비해 2017년 방한 중국인이 48.3%인 389만 9000명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체 여행수지적자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방한 외래 관광객 수 대비 2016년과 2017년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각각 46.8%, 31.3%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국제관광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행수지 안정을 위해서는 대중국 의존도를 벗어나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것을 시사해주는 결과다. 여행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은 통상마찰이 일어날 경우 방문국가에서 현금을 소비하는 관광객 통제가 비교적 용이해 보복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국제관광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이 미국과 통상마찰에서 보복수단으로 중국인의 여행금지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 그렇다. 2016년 미국에서 중국인들의 관광소비 지출액이 330억달러로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무역마찰에 따른 보복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 수가 7750만명으로 중국인들의 미국 방문객 수가 유학생을 포함해 500여만명으로 전체 6.5%에 불과하지만 관광소비 지출액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국제관광시장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낮은 미국을 대상으로 관광객 송출 제한을 통상마찰에 대한 무기로 삼고자하는 것을 보면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장다변화가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시장다변화에 의한 외래 관광객 유치는 해외마케팅 전략의 개선을 통해 가능한 일이지만, 국내 여행상품의 다양성 확보에 의한 국제관광의 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다.
국제관광의 경쟁력은 지방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유형의 관광자원개발이 선행 요건이다. 현재 외래 관광객의 80%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지방의 관광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실정이다.
국제 관광시장 다변화와 더불어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중국 관광객 유치는 쇼핑관광과 같은 단순한 상업목적보다 유교문화 자원 활용과 같이 문화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여행상품 발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한 문화상품 대상으로 중국보다 일상생활과 종가와 서원, 향교에 비교적 잘 전승되고 있는 유교문화라고 하겠다.
중국은 공자타도를 외치던 5·4운동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유교사상의 근원을 제거했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유교문화 부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단절된 유교문화를 되살리고자하는 중국정부와 중국인들의 의중을 파악해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종가와 서원, 향교를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교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중국인들과 문화적 동질성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으로 중국인들이 방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