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막영애' 스잘김 "동남아 외국인 편견 깨고싶다"
[인터뷰] '막영애' 스잘김 "동남아 외국인 편견 깨고싶다"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4.10 17:55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외국인이 출연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출연하는 외국인 중 동남아시아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외국인 인쇄소 직원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동남아시아의 배우가 있다.

바로 방송을 통해 동남아시아 외국인들의 편견을 깨고 싶다며 포부를 밝힌 배우 스잘김이다.

스잘김은 2011년도에 한국으로 시집을 오게 된 친누나를 따라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방글라데시에서 중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 다시 중학교에 편입해 6개월 정도 다니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장벽을 빨리 뛰어 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그가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숙달하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그가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작품은 2012년도 중앙대학교 졸업작품 영화 ‘아쇼크’라는 단편 영화다.

이후 그는 평소 팬이었던 드라마 ‘막영애’의 오디션을 우연히 보게 됐고 5년 동안 인쇄소 직원 역할을 맡으면서 자신의 인생에 큰 변화를 느끼게 됐다.

“(막돼먹은) 영애씨를 시작하게 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아, 외국인 노동자구나’라고 보는 시선들이 싫었는데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스잘이라는 나를 알리게 된 것 같다. 나를 통해서 아시아 외국인들의 이미지가 좀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막영애’에서 인쇄소 직원으로 나오는 스잘김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캐릭터를 맡아 어려운 사자성어나 속담들을 내뱉는다. 외국인으로서 드라마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반응은 어땠을까.

“완전 충격이었다. 평소에 전혀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이었고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하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는지도 물어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아이고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네’라는 대사다. 당시 나는 6.25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나중에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고보니 역사적으로 굉장히 슬픈 일인 걸 알았다”

연기를 할 때 모르는 단어나 상황들이 나오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것 같다.

“단어의 뜻이나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기를 하게 되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대본이 미리 나오니까 촬영 전에 모르는 단어들을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외국인으로서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으로서 방송에 나가게 되는 것이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나로 인해 아시아 외국인의 시선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막영애’에서 맡은 역할 역시 외국인 이주자들을 대표해서 맡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영애’를 촬영하면서 출연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는지.

“막영애를 5년 동안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조덕제 선배다. 촬영장에 오갈 때도 자주 데려다 주셨고 많이 챙겨주셨다. 지금 안 좋은 상황에 계셔서 안타까운 심정인데 하루라도 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스잘김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동남아시아 외국인들의 편견을 깨고 싶다.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대부분 백인들 밖에 출연하지 않는데 아시아 외국인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영상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