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기식 논란 점입가경… 거취 재고해야
[기자수첩] 김기식 논란 점입가경… 거취 재고해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4.10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김 원장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출장을 다녀온 것만 해도 3차례나 되는 등 논란에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의 그의 '이중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에서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에 앞장 섰던 인물이다.

국민은 그가 당시 본회의에서 "제가 참여연대 시절부터 20년 동안 반부패 입법에 관여해왔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호소했던 그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런 그가 김영란법 통과 두달 뒤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을 다녀왔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 아니겠는가.

김영란법의 제정 취지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접대 문화를 바꾸자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김 원장의 의혹은 더 '배신'으로 다가온다.

물론 그는 "특혜 준 것이 없으므로 문제될 것도 없다"고 해명하며 직(職) 고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김 원장이 제대로 된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재인정부에 우군이었던 정의당조차 "(금감원장이라는) 날 선 개혁의 칼을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흠결을 안고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당청은 '김기식 구하기'에 적극 나선 모양이다. 청와대는 전날 "김 원장의 해외 출장은 모두 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여당도 야권의 공세에 "문재인정부 흠집내기"라고 비판하며 엄호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전 정권 비리에는 엄격했던 정부여당이 여권 인사에는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니냐며 비판의 강도를 올리고 있다.

이미 김 원장은 '금융 검찰'의 수장으로서 금융개혁의 동력으로 여겨졌던 도덕성은 이미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김 원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하는 게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당과 청와대도 김 원장을 감싸기만 할 게 아니라 그의 거취를 재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