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수출 증가효과 韓 ‘찔끔’ 美 ‘톡톡’
한미FTA, 수출 증가효과 韓 ‘찔끔’ 美 ‘톡톡’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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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7.2~36%·미국 36.5~47.4%
서비스·농축수산식품업에서 두드러져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FTA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는 미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서비스업과 농축수산식품업에서 두드러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일 발표한 ‘한미FTA 이행상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후(2012~2016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발효 전(2007~2011년)보다 연평균 183억99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중 한미FTA에 따른 수출 증가는 31억6200만달러~66억2900만달러로 전체 수출 증가액의 17.2~3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섬유·의복·기타제조업과 전기·전자 분야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 수입액은 발효 전보다 연평균 56억800만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미FTA에 따른 수입 증가는 20억4700만달러~26억5600만달러로 36.5~47.4%를 차지했다.

절대적 수출액 증가를 보면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많지만 FTA로 인한 증가액은 미국이 더 효과를 본 셈이다. 

미국이 FTA로 가장 큰 수출 증가 효과를 본 분야는 서비스업이다. 

한국의 대미 서비스 수출은 2007~2011년 연평균 152억달러에서 2012~2016년 연평균 166억달러로 9% 증가했지만, 대미 서비스 수입은 같은 기간 연평균 248억 달러에서 291억 달러로 17.3% 증가했다. 한국의 두배에 달한다. 

대미 서비스 수입은 저작권사용료,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FTA발효 이후 지식재산권사용로와 기타사업서비스 수입은 2007~2011년 평균 대비 각각 44.6%, 23.2% 증가했다. 

미국의 대한국 서비스 수출증가율(41.3%)이 미국의 대세계 수출증가율(32.3%)을 9%포인트(p) 앞질렀다는게 미국측 분석이다.

그 결과 미국의 서비스 총수출에서 한국의 비중은 2007~2011년 평균 2.6%에서 2012~2016년 2.8%로 0.2%p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서비스 총수입에서 한국의 비중은 2,2%에서 2.3%로 0.1%p 상승한데 그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미 서비스 무역적자는 발효 전 평균 96억5000만달러에서 발효 후 평균 125억8000만달러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FTA로 인한 미국의 수입 증가 효과는 농축수산식품업에서도 높았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FTA 발효 전 연평균 63억6000만달러에서 발효 후 73억달러로 14.8%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농축산물 수출액은 FTA 발효 전 연평균 4억달러에서 발효 후 5억9000만달러로 46.7% 늘었다. 수출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높지만 절대적인 금액 증가는 미국이 더 많은 셈이다.

그러나 FTA에 따른 농축산물 생산피해액은 연평균 1951억원으로 2011년 한미FTA 사전영향평가의 예상치 4668억원보다 크게 밑돈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미FTA 국내보완대책의 농업 경쟁력 향상, 농업인 역량 강화, 농업 경영 안정, 수출 인프라 강화 사업 등이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피해 완화와 농업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양자간 무역수지에 초점을 맞춘 FTA 효과 평가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며, 바람직한 FTA 효과 평가를 위해 FTA가 가져다주는 전체 교역 및 경제 전반의 변화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