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채용비리 수사망을 피한 신한금융지주에서도 전·현직 고위 임원 자녀들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전·현직 고위 임원 자녀 24명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재직했거나 아직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혜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는 라응찬·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아들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아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딸,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의 아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딸,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아들 등이다.
이들에 대한 특혜채용은 신한금융이 사전에 서류전형을 담당하는 채용대행사에 임직원과 자녀의 개인정보를 전달하고 이들을 합격자에 포함시키도록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의혹에 제기된 임원들의 자녀들이 신한금융 계열사에 입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혜채용은 아니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대행사를 통해 서류전형을 실시했지만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줬다는 의혹은 사실 무근이다”라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의 채용비리 의혹을 살피기 위해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12일부터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의혹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DGB대구은행은 금융감독원의 특혜채용 조사가 시작되기 전 채용 대행업체에게 공문을 보내 자료 폐기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증거인멸에 경영진이 직접 관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채용 절차가 끝난 뒤 일정 기간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찰은 대구은행 사원 채용을 대행한 업체는 서둘러 자료를 폐기해 증거인멸을 위한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 중이라 확정된 사실이 없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진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