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아니라 ‘전략’?
‘포기’ 아니라 ‘전략’?
  • 김미소 기자
  • 승인 2008.10.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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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샌디스크 인수 철회
삼성전자가 22일 그동안 추진해온 미국 샌디스크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샌디스크 인수 철회 이유로 샌디스크 사업의 불확실성 증가와 도시바와의 이해관계, 최근 경기 둔화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 철회를 놓고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의지를 완벽하게 접은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삼성전자의 이번 철회 발표가 100% 인수 철회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며 “기존의 제시한 인수가격에 대한 철회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인수를 계속해 나가는데 있어 유리하게 끌고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샌디스크에 보낸 영문 서신에는 인수 포기를 의미하는 ‘give up’이 아닌 ‘withdraw’를 사용해 여지를 남기고 있어 협상을 위한 장기 전략이라는 설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인수를 포기할 경우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메모리시장 주도권 장악 전략 밑그림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지만 단기적인 악재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샌디스크가 낸드플래시 부문의 세계적인 특허 보유 업체라는 점에서 매력이 컸었던 만큼 인수할 경우 장기적인 시장 주도권 확보에 있어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인수가격에 있어 양측의 입장이 큰 차이를 보여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김장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사업영역을 더 확보하지 못하게 돼 아쉽지만 도시바 투자 축소로 실질적인 수급에 있어 주가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의 제품군이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점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아쉬운 딜”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