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항우울제 복용, 태아 뇌 구조에 영향준다"
"임신중 항우울제 복용, 태아 뇌 구조에 영향준다"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4.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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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태아의 뇌 구조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뉴욕 콜럼비아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차지욱 교수팀은 뇌 이미징 기법을 이용해 산모의 항우울제복용이태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를 10일 밝혔다.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계열의 항우울제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양을 조절하는 우울증 치료제로 임신부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과거 임신 중 우울증이 태아의 뇌 발달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후 많은 임산부는 이 계열의 항우울증제를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임산부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태아의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의 변화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SSRI 계열의 항우울제가 태아의 뇌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뇌 영상촬영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산모를 △우울증+SSRI 복용군(16명) △우울증+약물 비복용군(21명) △우울증 없는 대조군(61명) 등 3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이들에게서 태어난 평균 3∼4주차 영아의 뇌를 MRI로 촬영하고 복합적인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우울증으로 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한 그룹은 다른 두 그룹에 견줘 인체의 기억, 감정에 관여하는 뇌의 편도체와 섬피질의 크기가 커져 있었다.

또 정보 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 뇌 백질과의 연결성도 SSRI 항우울제 복용 그룹에서 유독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어떤 식으로든 SSRI 계열의 항우울제가 태아의 뇌 구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런 영향이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차 교수는 "향후 산모와 태아에게 안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이날 발표됐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