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법관대표회의, 블랙리스트 규명에 중대한 역할"
김명수 "법관대표회의, 블랙리스트 규명에 중대한 역할"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4.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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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 첫 회의… "사법행정 감시·동반자 돼달라"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2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사법개혁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2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사법개혁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법원장은 9일 열린 '2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과 관련해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역할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최근 우리 법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법원 가족들로 하여금 참담한 심정을 겪게 했고 국민들에게는 깊은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법원 안팎의 많은 분들이 사법부 앞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스스로의 힘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전국의 법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일선 법관 성향 등을 파악해 감시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작년 2월 이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전국법관대표회의는 4차례 회의를 열고 의혹 규명의 목소리를 내온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제도 개혁에도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 데 모으고 사법행정의 실질적인 동반자가 되어 사법제도 개혁의 힘든 여정에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사법행정이 일선 법관들과 국민들 시각에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또 균형 잡힌 논쟁과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줄 것도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들의 이익만을 과도하게 대변하는 단체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는 사회 일각의 시각이 기우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반대되는 의견이나 법관 사회 외부의 의견도 경청하는 유연한 자세를 잃지 않고, 성숙하고 열린 자세로 회의에 임해주기를 당부한다"며 "궁극적 목적이 '좋은 재판', '좋은 법원'에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회의에서의 한마디 한마디가 미래의 사법부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달라"면서 "법관대표회의를 통해 민주적이고 수평적이며 합리적인 선진 사법행정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