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헌, '국민' 내세우기만 하는 여·야 정치인들
[기자수첩] 개헌, '국민' 내세우기만 하는 여·야 정치인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4.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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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문은 열었지만 여·야가 특정 법안을 볼모삼아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 '일주일'이라는 귀한 시간을 통째로 날려먹었다.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한 채 기싸움만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야당 시절 전원 합의로 대표 발의한 방송법 처리가 이뤄지지 않자 "이는 정권을 잡자 공영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맹비난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개헌안, 국민투표법 등을 비롯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법안이 산적해 있는데 툭하면 보이콧 하고 협상 테이블에 조차 오르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표면적으로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지만 최대 쟁점인 개헌 법안과 그 시기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 이번 6.13지방 선거에서 개헌하자는 것이 여·야 대선후보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하지만 정작 개헌논의를 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서로가 주장하는 법안의 내용과 절차‧시기를 두고 양 측이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온갖 비판과 비난도 오갔다.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대통령의 허수아비다. 권한도 없는 원내대표와의 협상은 시간낭비"라며 "차라리 마네킹을 놓고 협상하는 것이 낫겠다"며 비꼬았다.

청년일자리 확대, 구조조정 피해지역 지원 등을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 등 시급한 안건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작 국회는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을 위한 개헌이라고 외치는 여·야정치인들은 자신들만의 셈법에만 정신이 팔려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개헌은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진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살피는 대인배 개헌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국민들을 위한 길인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지금 의원님들이 해야 할 일은 네 탓 공방이 아닌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