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송유관 파열 원유유출 사고… 비상사태 선포
인도네시아서 송유관 파열 원유유출 사고… 비상사태 선포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04.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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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동쪽 해안도시 발릭파판 앞바다에서 발생한 해저 송유관 파열 사고로 원유가 대량으로 유출된 가운데 국영 석유회사 직원들이 기름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동쪽 해안도시 발릭파판 앞바다에서 발생한 해저 송유관 파열 사고로 원유가 대량으로 유출된 가운데 국영 석유회사 직원들이 기름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해저 송유관 파열로 인한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해 주변 130㎢가 오염되는 재해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5명이 숨지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동(東) 칼리만탄 주의 주도인 발릭파판 앞바다에서 지난달 31일 원유유출 사고가 벌어졌다고 5일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 소유의 해저 원유 파이프가 갑작스레 파열되면서 대량의 원유가 뿜어져 나오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기준으로 사고 지점 주변 해역 1만2987헥타르(약 130㎢)가 오염된 것으로 인도네시아 국가항공우주연구소(LAPAN)는 분석했다.

특히 바다 위로 유출된 원유에 불이 붙으면서 발릭파판 인근 해상에서는 불길이 솟아오르면서, 어선 한 척과 석탄을 운반하던 화물선 한 척에 불이 옮겨 붙어 어민 5명이 사망했다.

또 해안도시 발릭파판은 해변을 덮은 원유에서 발생한 유증기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로 1300명이 넘는 주민은 호흡기 질환과 구역,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 당국은 지난 3일부로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마스크를 배포하고 인화물질 취급에 주의를 당부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고는 발릭파판 주변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원인 유출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관련 당국은 해저 25m 지점에 부설돼 있던 파이프가 120m 가량 옆으로 이동한 점으로 볼 때 파이프가 화물선의 닻에 걸려 파손됐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항만당국은 유출된 원유 제거 작업을 위해 현지에서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와 셰브런 인도네시아 지사와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인도네시아환경포럼(WALHI)의 동칼리만탄주 담당자인 파두르 로지킨 펜은 "이번 사고는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환경재해 중 최악의 참사"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