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통상갈등에 한국 수출 피해 최대 39조원
美·中 통상갈등에 한국 수출 피해 최대 39조원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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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미중 무역전쟁 시나리오별 수출 피해액 추산
“중국 수출의존도 낮추고 시장 다변화해야”
(사진=한국무역협회)
(사진=한국무역협회)

미중 통상갈등에 우리나라가 최대 39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제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경우 관세인상과 글로벌 무역량 감소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한국 경제에 직격타가 예상된다.

예컨대 미국·중국·EU의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되면 글로벌 무역량이 6% 감소하고 우리나라 수출은 367억달러(한화 39조원) 줄어든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가장 피해가 적은 시나리오를 살펴봐도 2010억원 이상 피해가 추산된다. 미국이 500억달러(한화 53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선에서 통상갈등이 봉합될 경우다. 이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0.9%(38억 달러) 감소하고 우리나라의 총수출이 0.03%(1억9000만달러·한화 201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우리나라 수출감소의 주된 이유는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이다.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 중 중간재 68.7%로 최종재 31.3%의 두 배가 넘는다. 업종별로는 미국 재수출 비중이 큰 전기기기의 피해가 우려된다. 

무역협회는 중국이 미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 확대 등의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갈등을 끝내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이 자국 반도체 설비 가동률을 높일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40억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총 수출의 0.7%로, 한화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미국산 105억달러, 한국산 655억 달러로 집계된다. 만약 미국이 반도체 설비 가동률을 작년기준 72.2%에서 100%로 끌어올린다 가정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38.5% 증가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5일 전화통화에서 “정부는 미국과 중국간 통상분쟁이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요국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 저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협조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는 가시화되고 있는만큼, 중국이나 미국에 편중되있는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다변화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등 노력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일(현지시간) 미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첨단기술 분야 등 1300개 품목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128개 품목을 찍어 맞불 보복관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