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투자 ‘찔끔’… 우리기업 해외투자는 ‘껑충’
외국인 국내투자 ‘찔끔’… 우리기업 해외투자는 ‘껑충’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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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투자 대비 해외 투자, 최근 10년간 3배까지 확대
“한국 투자 매력 감소” 원인…국내 기업환경 제고 필요
G20 중 규제강도 높아…IMF “선진국 수준 개선” 권고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2000년 이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과 우리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외국인직접투자(FDI)와 해외직접투자(ODI) 규모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년대는 FDI 대비 ODI 금액 배율은 0.7배, 90년대에는 0.9배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해외로 나가는 자금보다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그 격차를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FDI와 ODI 배율은 1.9배로 벌어지더니 2011년과 2017년에는 2.9배, 특히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3.0배로 심화되고 있다.

이런 격차 확대는 ODI의 급격한 증가에 비해 FDI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한경연의 자료에 따르면 ODI는 2005년 이후 2017년까지 8~9배 증가한데 비해 FDI는 같은 기간 1.3배 가량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GDP에서 FDI가 차지하는 비율은 0.8%다. 이는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G20 국가 중 16위 수준이다. 2009년을 제외하고 최근 10년 사이 15위권 이내에 들지 못하며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35개 국가와 비교해도 2008년 27위 이후 2016년 24위까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경연 관계자는 “ODI만을 지적할 수는 없다”며 “ODI의 증가 속도에 맞춰 FDI가 함께 증가했다면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그만큼 외국인들이 보는 우리나라 투자매력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FDI에만 초점을 맞춰 본다면 우리나라 규제에 대한 인식이 걸림돌이다. 지난 3월 코트라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재 외국인투자기업 중 약 25%만이 한국의 경영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또 조사 대상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노무환경과 규제환경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OECD의 ‘FDI 규제지수’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보여준다. 2016년 우리나라의 FDI 규제지수는 OECD 평균인 0.067의 두 배 수준인 0.135이다. OECD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강도도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나라는 35개국 중 6위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정부규제부담지수 역시 137개국 중 95위에 머물렀다.

이에 지난 2월 IMF는 우리나라 규제에 대해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OECD 선진국과의 격차를 없애는 수준까지 완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