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어요"…빈집으로 방치된 '행복주택 홈피'
"아무것도 없어요"…빈집으로 방치된 '행복주택 홈피'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4.0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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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에도 공식 홈페이지 정보 1년전 그대로
입주희망자 불만 속 국토부는 "책임자 누군지 몰라"
국토부가 운영하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자료=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캡쳐)
국토부가 운영하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자료=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캡쳐) 
최근 '행복주택'이 한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올랐다. 올해 첫 입주자 모집계획이 발표된 후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하지만 예비 입주자들을 처음 맞이하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는 1년째 빈집처럼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 취득이 어렵다"는 입주희망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종 책임기관인 국토부는 홈페이지 책임자가 누구인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행복주택'을 검색하면, 국토교통부가 운영 주체로 있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에는 "2017년까지 총 15만호의 행복주택이 공급될 계획"이라는 내용의 소개글만 남아있을 뿐 앞으로는 언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나와 있지 않다.

홈페이지 메뉴 중 'FAQ(자주 묻는 질문)'는 여전히 업데이트 준비 중이고, '보도자료' 메뉴에는 지난해 3월29일자 '서울, 경기, 충남 행복주택에 입주신청 하세요!'라는 제목의 자료가 가장 최신 게시물로 올라와 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행복주택 브로슈어 역시 지난해 3월 버전이다.

다만, 공식홈페이지에서 '공급지역'과 '입주자 모집' 메뉴를 클릭하면, 현재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운영 중인 '행복주택 공식 블로그'로 연결된다. 그나마 수요자들은 이 블로그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통해 최신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다.

문제는 블로그에서 '입주자격 자가진단'과 '행복주택회원 공급 알람받기', '17년도 공급예정' 배너를 클릭하면 다시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주택에 대한 정보제공이 원활치 못하자 수요자들은 적잖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행복주택 블로그에 올라온 '2018 LH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계획' 게시물에는 "어떻게 신청하면 되죠? 일하시는거 맞아요?", "어디로 가야 확인할수 있는거냐? 이거 만든사람 제정신인", "김현미 장관이 이 페이지 들어와서, 공고 찾아으러 다녔으면 좋겠다. XX게.." 등 정보수집에 대한 불편을 지적하는 댓글이 수십여개 달려 있다.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및 블로그와 별도로 국토부와 LH에서 운영하는 주거복지 포털 사이트 '마이홈'에서도 행복주택 정보를 일부 제공하고 있지만, 이 곳 역시 입주희망자에게 필요한 공급계획이나 공급현황 등의 자세한 내용은 행복주택 블로그로 통하는 배너로 대체하고 있었다. 결국 현재 행복주택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블로그가 유일하다. 행복주택 입주 희망자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마이홈을 돌아다니며 숨어 있는 정보들을 찾아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행복주택 공식 홈페이지에서 '입주자격 자가진단' 메뉴를 클릭하면 2017년 입주자 모집지구로 안내된다. 화면 오른편에서 현재 날짜를 확인할 수 있다.(자료=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캡쳐)
행복주택 공식 홈페이지에서 '입주자격 자가진단' 메뉴를 클릭하면 2017년 입주자 모집지구로 안내된다. 화면 오른편에서 현재 날짜를 확인할 수 있다.(자료=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캡쳐)

상황이 이렇지만 국토부는 행복주택 공식홈페이지 책임자가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연히 홈페이지 관리에 대한 대책도 갖고 있지 않다.

국토부 공공주택총괄과 관계자는 "예전에는 행복주택 홈페이지를 국토부에서 직접 관리했던 걸로 안다"면서도 "마지막 관리자가 누구였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최근 주거복지 기능을 강화한다며 본부조직으로 주거복지정책관을 신설했다. 그러나 책임자도 없이 방치되고 있는 행복주택 홈페이지는 정부의 정책이 여전히 수요자 입장에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