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에 의료계 '반발'… "의료인만 희생양"
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에 의료계 '반발'… "의료인만 희생양"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4.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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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수사 철회하고 복지부·범의료계 차원 해결책 모색해야"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 관련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의료진 영장심사 규탄 및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 관련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의료진 영장심사 규탄 및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생아 4명을 집단 사망하도록 만든 혐의를 받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명이 구속되자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의료진의 탓으로 때우려는 구속 수사는 법리에 맞지 않는 여론만을 의식한 판단"이라며 "구속 수사를 철회하고 보건복지부 및 범의료계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무책임에 바탕을 둔 대한민국 보험제도의 모순이 신생아 참사를 야기한 공범"이라며 "신생아중환자실 인력 부족에도 벌이에 급급해 적절한 조치 없이 환자를 치료하도록 강제한 병원장과 재단 이사장이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책임을 의료인에게 떠넘긴다면 아무도 의료현장을 지킬 수 없다"며 "이번 구속영장 발부에 결연히 불복하며, 의료진에 대한 비합리적 마녀사냥을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구속은 미숙아 진료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며 "앞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는 중환자에 대한 소신 있는 진료가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역시 "이번 결정으로 더는 극한 직업인 신생아중환자실의 주치의를 할 사람이 없어져 의료체계가 근본부터 허물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재난에 대한 책임은 법원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간호사협회도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그동안 입건된 간호사들은 수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증거인멸의 시도도 전혀 없었음에도 법원이 수간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불구속수사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향후 입건된 간호사들이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유포되는 것에 대해서도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