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vs 中 '즉각 보복'… G2 무역전쟁 확대
美 '관세폭탄' vs 中 '즉각 보복'… G2 무역전쟁 확대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4.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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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전기차·반도체 등 핵심산업 겨냥 25% 고율 관세
中 "동등한 강도·규모로 대등한 조치할 것" 즉각 반발
한국 수출전선 ‘빨간불’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품목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중 500억 달러 상당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품목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품목을 발표했다.

대상 품목은 화학제품과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1300개에 달하며 약 500억달러(한화 54조원) 규모다.

특히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발표한 목록은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속한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발광 다이오드 등이 제재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는 기존 물량 위주의 단순 제조업 대국에서 핵심 첨단 기술을 지닌 제조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관세 목록은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려는 기술을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업종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중점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지식재산 도둑질'을 응징하는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관세 대상 품목 발표는 중국 정부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여기에는 중국산 수입품 중 500억 달러 상당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對美) 투자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의 이번 조처로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곧바로 우리나라 부품 등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부터 이미 관세와 FTA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미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0조4925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며 즉각 보복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