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잦은 ‘이직’…투자자 불만
펀드매니저 잦은 ‘이직’…투자자 불만
  • 김오윤 기자
  • 승인 2008.10.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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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정착률 30%대…운영·전문성 결여 우려
‘펀드 가입자들에게 장기 투자하라면서 정작 펀드매니저는 직장을 떠난다(?)’ 펀드매니저의 3년간 정착률이 30%대에 불과해 펀드 운영적인 측면과 전문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자산운용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 펀드수는 10.24개나 돼 제대로 된 펀드 운용이 가능한지 더욱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펀드매니저가 바뀔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지출하지 않아도 될 수수료를 더 부담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21일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의원(민주당, 인천 계양 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9월말 현재 41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중에서 3년 내 직장을 옮긴 사람이 61.4%에 달했다.

특히, 펀드매니저 이직 등으로 3년 내 수시공시의무가 발생한 펀드의 숫자는 총 3662건으로, 펀드매니징을 팀제로 한다는 핑계로 자료제출을 거부한 회사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많은 수의 펀드가 펀드매니저를 바꾸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펀드 가입자들에게는 장기투자를 권유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떠나버리면 된다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라는 것. 이 같은 상황 하에서는 금융위기 종합대책으로 내놓은 펀드 장기투자 세제지원이 효과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신학용 의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펀드는 장기 투자가 원칙이라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철새 매니저들이 횡행하는 것이 우리 자산운용업계의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이 개선되기 전에는 장기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해봐야 이것이 주식시장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이를 각 사별로 살펴보면 하나UBS의 경우 3년간 펀드매니저를 변경한 펀드 수가 713명으로 업계 평균인 89.3명의 약 8배에 달했으며 그 뒤를 푸르덴셜 450개, 산은 자산운용 343개, 흥국투신 330개 순이었다.

아울러 펀드매니저 이직률이 가장 높은 자산운용사는 피닉스(139%), 현대와이즈(136%), SH(120%), 유진(117%) 순이었다.

반면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제이피모간, 트러스톤, 블랙락, RG에너지, 더커 등은 펀드매니저 수 자체가 작기는 하지만 정착률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자산운용사들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