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잔액‧연체율 또 상승곡선
은행 대출 잔액‧연체율 또 상승곡선
  • 성승제 기자
  • 승인 2018.04.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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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앞으로 정부가 대출 증가세와 연체율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총 534조7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에 비해 3조68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11월(4조6509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올해 1월과 2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월대비 각각 9565억원, 1조5493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엔 전월보다 2조225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도입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영향이 컸다. 금융권에선 새로운 주담대 규제 도입으로 일부 차주들이 미리 대출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주요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달 2조2108억원 늘어난 206조431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전월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대출 연체율도 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2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치)'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한 달 이상 원리금 연체를 기준으로 0.48%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0.42%) 대비 0.06%포인트 오른 것으로 2개월 연속 상승세다.

두드러지게 오른 곳은 기업대출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은 0.64%로 전월 말(0.56%)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로 전월 말(0.25%)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주담대 연체율은 0.19%로 0.01%포인트,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49%로 0.07%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은 더 올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들이 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어설명

신DTI- ​신입사원 등 사회 초년생에게 현재 소득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만기(최장 30~35년)까지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생애주기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한도 산출 방식.​

DSR- 개인이 1년간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 DTI보다 강화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학자금대출, 할부금까지 모든 종류의 부채를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