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기부엔 인색 ‘10대 그룹의 두 얼굴’
최대 실적에도 기부엔 인색 ‘10대 그룹의 두 얼굴’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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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83억원 그쳐 13.3% 줄어…2015년 후 감소세
미르·K-스포츠 700억원 출연 ‘된서리’ 기부심리 위축
영업익보다 기부 증가한 기업은 롯데·포스코 뿐 ‘씁슬’
(사진=신아일보)
(사진=신아일보)

지난해 10대 그룹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냈던 2015년에 역대 최대 기부금 액수를 기록했었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그룹 계열 상장사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별도기준) 기준 기부금은 8361억원이다. 2016년 9644억원과 비교해 1283억원, 13.3%가 줄었다.

10대그룹 상장사 기부금은 2014년 9100억원이며 2015년은 1조100억원이었다. 2015년의 경우 50여개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00억원대 출연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2016년 영업이익이 15조871억원에서 2017년 38조6046억원으로 155.9%가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기부금은 4703억원에서 3064억원으로 34.8%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증감률로 보나 액수로 보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을 입은 삼성전자 기부금은 2014년 3158억원에서 2015년 3748억원으로 증가하다 2016년 3345억원, 2017년 2505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2017년 영업이익이 18배 급증하며 5600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2016년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77억원이다.

GS는 2016년 영업이익 1조1247억원에서 다음해 1조1912억원으로 5.9% 늘었음에도 기부금은 71억원에서 51억원으로 28.6% 적었다. 

또 현대중공업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96억원에서 5534으로 164.0%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151억원에서 106억원으로 29.7%가 줄었다. 농협의 경우 영업이익은 3100억원에서 5252억원으로 69.4% 증가, 기부금은 30억원에서 27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영업이익 증감률보다 기부금 증감률이 높은 곳은 롯데와 포스코 뿐이다. 2016년 대비 2017년 롯데의 영업이익 증감률은 8.8%, 기부금 증감률은 14.0%다. 포스코는 각각 10.4%와 20.8%다.

SK는 영업이익이 188.1% 증가했으며 기부금은 19.0%가 늘었다. LG 영업이익은 61.8% 더 많아졌고 기부금 증가률은 7.1%다. 한화는 89.0% 더 버는 동안 기부금은 4.3%가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기부금이 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5% 늘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배 증가한 1조7000억원이지만 기부금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29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