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출자구조 개편… 경영승계 수순?
현대차, 출자구조 개편… 경영승계 수순?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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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편안 놓고 지배구조·경영승계 방편 개편 해석 ‘분분’ 
기아차 보유 모비스 지분 16.88%가 수직계열화 향방 ‘열쇠’
문제는 4兆 자금 확보 방안…‘글로비스’ 오너일가 실탄 부상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사진=이정욱 기자)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사진=이정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출자구조 재편 계획이 지배구조 재편에 그칠지 아니면 오너일가의 경영승계 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28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을 보면 현대모비스를 지배사로 한 수직계열화가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의 재편 계획은 모비스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차에서 기아자동차, 기아차에서 다시 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큰 줄기다. 이중 어느 고리를 끊느냐가 관심사였다.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은 16.88%는 1일 오전 10시 기준 3조9342억원이다. 현대차가 보유한 기아차 지분 33.88%는 4조2568억원, 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20.78%는 6조5697억원이다.

금액으로 보자면 기아차에서 모비스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적은 금액이 드는 방식이다.

이는 ‘어떤 회사를 지배사로 내세울 것이냐’와도 연관돼 있다. 모비스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6.96%로 기아차 1.74% 보다 높아 부담이 덜하다. 현대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 5.17%, 정의선 부회장 2.28%로 모비스 보다 높지만 자금 부담이 너무 크다.

모비스를 지배사로 한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모비스 경영권 확보가 중요해지지만 오너일가의 지분율 6.96%로는 안정적이라 볼 수 없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 5.66%를 더한다 해도 12% 밖에 안된다.

현대차는 출자구조 재편을 발표하며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 지분의 향방이 이번 계획이 출자구조 재편에 그칠지 아니면 그 이상을 넘어 오너일가 경영승계 작업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4조원 규모의 지분 확보를 위한 열쇠로 현대글로비스가 거론되고 있다. 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대상 기업으로 여겨졌다. 글로비스 가치를 높여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오너일가가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할 의도란 것이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며 1일 오전 10시 기준 1조9021억원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지분 절반 가까이를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29.99%의 지분율은 지난 2015년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30% 지분율을 벗어나기 위해 맞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여기에 같은 날 발표된 현대차그룹 계획에 따르면 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 이때 합병비율은 모비스 1, 글로비스 0.61이다.

현재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만약 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해 오너일가가 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한다면 경영승계 작업을 위한 일감몰아주기와 모비스와의 분할·합병·합병비율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