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세탁’ 사명 변경… 주가는 알고 있다
‘이미지 세탁’ 사명 변경… 주가는 알고 있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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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 노린 잦은 간편 변경 오히려 악영향
두 차례 이상 변경 26개 주가 평균 6.23% 하락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업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자주 상호를 변경하는 상장사 주가가 오히려 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 36개사와 코스닥 88개사 등 124개 상장사가 128건에 걸쳐 국문 또는 영문사명을 바꿨다.

이 중 회사분할이나 인수·합병 같이 기업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이 없는 사유로 상호를 변경한 경우는 모두 80개사, 82건이었다.

이들의 상호 변경 사유로는 △이미지 쇄신·기업가치 향상 △사업 다각화 △그룹 CI 통합 등 대부분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80개사의 상호 변경 전 거래일(2차례 이상 변경 기업은 최근 변경일 전날 기준)과 지난달 30일 종가를 비교하면 평균 수익률은 1.23%에 그쳤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되레 상호 변경 전과 비교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43개로 오른 상장사(35개)보다 많았다. 

이런 이미지 개선용 사명 변경 횟수가 거듭될수록 주가는 더 하락하는 양상을 띄었다.

2015년 이후 약 3년간 이미지 개선·제고 목적으로 두 차례 이상 이름을 바꾼 상장사 26개사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직전 사명 변경일 전날보다 평균 6.23%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전 사명 변경일 전날 종가와 비교하면 12.45%나 떨어졌다.  

간판을 여러 차례 바꾼 기업 중에서는 실적 부진 등으로 관리종목이 된 곳도 여럿 포함됐다. 

행남자기는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 5%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 손실이 발생해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 행남자기에서 행남생활건강으로 상호를 바꿨다가 지난해 11월 다시 행남자기로 변경했다. 그동안 주가는 2000원대에서 200원대로 급락했다.

스킨앤스킨은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 손실 발생으로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OLED 소재 업체인 이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새로 추진했다가 접고 화장품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씨에스엘쏠라에서 엠비케이로, 다시 스킨앤스킨으로 바꿨다. 이 기간 주가는 45% 가까이 내렸다.

이밖에 지난해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최근 해제된 넥스트바이오홀딩스(-74.56%), 2015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에이프로젠 H&G(-41.73%) 등 종목도 최근 상호 변경 전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