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변수’가 돌출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시진핑 주석과 깜짝 정상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북중이 이렇게 빠르게 만날 것은 예상 못한 상황으로,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북측이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그동안 정치적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항상 중국과 의논해왔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중 우호 협력에 공감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북중 정상회담 관련해 중국측으로부터 미리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 백악관은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설명했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 과정에서 배제돼 ‘차이나 패싱’을 우려한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고도로 계산된 북한의 전략일 수도 있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해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나빠진 북중 관계 개선을 염두해둔 김정은의 파격적 행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2012년 집권 후 처음 해외를 방문해 가진 첫 정상회담이다. 중국 입장에선 직접 만나 의중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고 북한 역시 얼어붙은 북중관계 개선과 함께 그 이상의 다목적 카드를 노린 셈이다.
중국을 등에 업어야 미국과 맞서 한반도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내 권력 장악을 한층 더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은 가장 믿을 만한 파트너인 중국을 통해 외교적, 경제적 돌파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중국 또한 미중 무역전쟁 등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할 카드로 북한의 활용 가능성 때문에 북미가 가까워지는 것을 내심 우려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장기집권 토대를 마련한 시 주석은 북한을 외교적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재의 돌파구 마련하려는 김 위원장이 새로운 국면 전환을 위한 사전 포석일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 성과를 내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시 주석을 먼저 만났다는 것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유연한 정책과 함께 비핵화라는 대원칙에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 방중이 한반도 비핵화로 향한 큰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