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덮일 정도로 때린다고…” 부산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끔찍한 그날
“피가 덮일 정도로 때린다고…” 부산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끔찍한 그날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3.27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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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폭행, 옷이 벗겨진 채 기절한 여자친구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는 남성. (사진=피해자 페이스북 캡처)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폭행, 옷이 벗겨진 채 기절한 여자친구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는 남성. (사진=피해자 페이스북 캡처)

최근 옷이 벗겨진 채 남자친구에게 끌려가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영상의 주인공인 부산의 여대생 A씨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갖고 데이트폭력 피해를 호소했다.

한국나이로 21세라는 A씨는 인터뷰에 앞서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갑내기 남자친구였던 B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한 장면을 담은 CCTV 영상과 사진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사귈수록 집착과 소유욕이 커졌다. 또 자신이 화가 나면 벽이나 집 안에 있는 가구를 부수거나 A씨를 감금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도 B씨의 집착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20일 차 안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 끝에 A씨는 이별을 고했고, 이를 들은 B씨는 산으로 끌고 가 목을 조르면서 헤어지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반항을 하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B씨는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감금했다. A 씨는 다음날 학교에 갔다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이별 통보를 했다.

그러자 B씨는 계속해서 연락을 취했고 이를 A씨는 무시하자 '집 우편함에 물건과 편지를 넣어놨으니 이를 확인하면 헤어져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A씨가 물건을 찾아가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문 앞에는 물건 대신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B씨가 서있었다.

그 길로 A씨는 화장실로 끌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씨는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로 구타를 한 뒤에 제가 헛구역질을 하니까 제 얼굴에 샤워기를 뿌려서 헛구역질을 멈추게 했다.

특히 그는 A씨가 자신의 폭행으로 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보기 위해서 흰옷으로 갈아입을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웃으면서 젤리를 씹어 먹으며 폭행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집으로 끌려가 계속 폭행을 당했다. 또 B씨의 건물 비상계단으로 끌고가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A씨가 반항하자 옷을 찢고 얼굴과 명치를 가격했다.

이 때의 충격으로 A씨는 기절했고, B씨는 이런 A씨의 머리채를 잡고 시체를 끌 듯이 2층까지 끌고 갔다. 참혹하기까지 한 이 장면은 CCTV를 통해 남아있다.

B씨는 자리를 옮겨서 A씨를 더 폭행하려고 했다. ‘진짜 감금을 보여주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옷이 다 벗겨져있는 A씨에게 “공주 옷 입혀줄게”라며 자신의 옷을 입히기도 했다.

끔찍한 B씨의 폭행은 A씨가 끌려가는 것을 본 한 목격자의 신고로 멈췄다. 목격자는 경찰에 이를 신고했고 경찰은 1층부터 18층까지를 전부 뒤져 A씨를 찾아냈다.

이날 폭행으로 A씨는 눈뼈와 코뼈가 골절됐고, 갈비뼈에 금이 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현재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B씨는 처벌받은 후 흥신소를 이용해서라도 A 씨를 찾아내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과 같은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

A씨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이 보복이 두려워 숨기는 분들이 많더라. 저를 보면서 용기를 내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