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강화한다… 거수기 꼬리표 떼나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강화한다… 거수기 꼬리표 떼나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3.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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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오는 7월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기업에 대해 주요주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의 가치를 높여 가입자의 중장기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

2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 지난해 7월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맡긴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의사결정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세부 지침 제·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주주권 행사지침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의 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및 중점관리사안(Focus Area) 제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유형의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또 비공개로 투자회사와 질의서·의견서 등 서신을 교환하고, 투자대상회사 이사회·경영진과 미팅도 가능하다.

투자회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어긋난 기업활동을 할 경우, 공개서한을 발송하거나 중점감시회사(Focus List)로 지정해 명단을 공개할 것을 보고서는 권고했다.

특히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거나 임원후보를 추천하고, 위임장 대결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에는 주주 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을 통한 참여 방안도 담겼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기금을 맡아서 운용하는 위탁사는 국민연금을 위해 국민연금 대신 주주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규모가 크고 위법행위·피해금액이 확인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등의 요건을 충족할 때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단서를 뒀다.

나아가 적시 공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권했다.

국민연금은 2017년 12월말 현재 전체 621조7000억원의 자산 중 국내주식에 131조000억원(21.2%)을 투자하고 있다. 지분 5% 이상 보유한 기업은 270곳이 넘고, 10%를 넘는 기업만도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90곳에 육박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막대한 지분을 가지고도 주주로서 역할을 못해 주총의 거수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 국민연금이 경영감시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주주권을 행사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순기능을 위해 앞장 설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