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 후 첫 공식 일정은 유럽행
이재용, 석방 후 첫 공식 일정은 유럽행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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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주년 기념일·주총 앞두고 출국…항소심 이후 45일만의 경영활동
M&A, 인적 네트워크 등 단절된 경영 활동 재구축 목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해외출장을 선택했다.

25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22일 유럽으로 출국했다"며 "신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기 위한 출장"을 이유로 들었다.

22일은 삼성그룹 80주년 기념일이며 다음날인 23일은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있는 날이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은 유럽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의 공식일정은 지난달 5일 항소심 후 45일만이며 해외출장은 2016년 9월 인도를 방문한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글로벌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신성장동력이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가 멈춘 상태다. 하만 인수 이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여기에 이 부회장이 구속까지 되면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등 경쟁사에 비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부회장이 석방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유럽행을 선택한 것도 그간 멈췄던 M&A를 추진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M&A 후보를 물색해 놨으며 이 부회장이 유럽행을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란 의견이 있다.

그동안 단절됐던 업계 동향 파악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유럽을 방문해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또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멘스나 BMW, 폭스바겐,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와 귀국 길에 미국이나 중국을 들려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이란 얘기도 있다.

결국 지난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경영적인 면에서 안정적 행보를 보였지만 총수가 결정해야 할 사안들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고, 이를 마무리 하는 게 이 부회장의 첫 공식 일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