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이냐 사실왜곡이냐… 곽도원vs이윤택 피해자 '진실공방'
꽃뱀이냐 사실왜곡이냐… 곽도원vs이윤택 피해자 '진실공방'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03.26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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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엔터테인먼트)
(사진=NEW 엔터테인먼트)

배우 곽도원과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 감독을 고소했던 여성 연극인 4명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곽도원 측은 이들로부터 금품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곽도원 측의 왜곡된 글로 인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L변호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부터다.

글에 따르면 곽도원은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을 만나러 갔다. 이 자리에는 L변호사가 동행했다.

하지만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임 변호사는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 두 사람에게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두 사람은 이윤택 고소인단 17명 전원을 도울 수 있는 스토리 펀딩을 제안했다. 그러자 후배들은 “피해자 중 우리 넷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L변호사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어 먼저 자리에 일어났다. 이후 후배들은 L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

후배들은 불쾌했다, 사과해라, 뿐만 아니라 형법상 공갈죄에 해당할법한 협박성 발언들까지 서슴치 않았다고 L변호사는 전했다.

L변호사는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활동했었다면서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들을 만나고나서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미투운동이 퇴색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며 "미투운동이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사회 전체가 조화롭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공개되자 큰 파문이 일었다.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 미투 운동을 악용해서 이른바 ‘꽃뱀’처럼 행동했다는 지적이 거셌다.

(사진=SNS 캡처)
(사진=SNS 캡처)

그러자 26일 이재령 극단 콩나물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도원과 만났던 이윤택 고소인단 A씨의 심경 글을 게재했다.

씨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린 연희단 출신 곽도원에게 연락을 했고, 힘든 심경을 토로하며 하소연을 하다가 곽도원과 만남을 가지게 됐다.

위로를 바라고 찾아간 만남에서 A씨는 곽도원과 동행한 L변호사가 다짜고짜 후원에 대해서 얘기하며 펀딩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우리가 돈 없어서 잘나가는 선배 뜯어 먹으러 온 것처럼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불쌍한 거지들을 바라보듯이 쳐다봤다"며 "너무 황당하고 불쾌했다. 상처받은 우리는 밤새 울었다. 세상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또 그리고 A씨는 곽도원을 향해 "우리가 술자리에서 울면서 나눴던 얘기가. 통화하면서 함께 눈물 흘렸던 시간이. 협박으로 느껴지셨나요? 저희가 돈 보고 달려드는 것처럼 보이셨나요? 저희가 선배님이 사랑한다고 얘기하던 선배님의 후배가 꽃뱀인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너무 슬픕니다. 세상이 아무리 정이 없어진다지만, 살려고 힘들어하는 후배들까지 이렇게 버리시면 안되죠"라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