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화재 발생했는데… 현관문 쇠사슬 통제 '아찔'
기숙사 화재 발생했는데… 현관문 쇠사슬 통제 '아찔'
  • 김두평 기자
  • 승인 2018.03.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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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예술계열 전문학교 기숙사에서 야간에 현관문을 쇠사슬로 묶어 잠궜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서울 수서경찰서와 강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2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소재 사생 60여명 규모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기숙사에는 화재 경보가 울렸고, 이를 들은 학생들은 황급히 1층 현관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1층 현관문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고, 이에 학생들은 경비원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비원이 이를 거절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결국 학생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유압장비로 쇠사슬을 끊어준 뒤에야 건물 밖으로 탈출했다. 학생 1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화재는 한 학생이 공용주방에서 달걀을 삶으려고 전기 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뒀다가 깜박 잊고 그대로 두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화재 피해는 없었지만 연기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질식사고 발생의 위험은 충분했다.

학생들의 주장에 따라서라면 학교 측의 ‘안전불감증’으로 학생들이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인 것.

이에 소방서는 학교의 조치가 소방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하도록 통보하고 과태료도 부과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학부모들과 경찰관·소방대원이 함께 현장점검을 위해 다시 찾은 기숙사 현관에는 여전히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경찰관·소방대원 모두 분노를 표하며 학교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학교 측은 "야간에 기숙사를 들락날락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경비원의 자체 판단에 따라 자물쇠를 잠가놨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교는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해당 경비원은 해고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