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현대엘리베이터 올해도 주총 힘겨루기
쉰들러·현대엘리베이터 올해도 주총 힘겨루기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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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주총 상정 안건 10건 중 9건 반대 ‘선전포고’
“전환사채·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 등 주주가치 훼손” 주장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선전포고를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쉰들러는 최근 장병우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26일 주총에 상정된 10개 안건 중 1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반대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 9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한 주총 안건을 보면 △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회 직무 개정과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감경 조항 신설 등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1인과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2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 올라와 있다. 이중 쉰들러는 감사위원회 직무 개정 정관 변경을 제외한 나머지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쉰들러는 2016년과 2017년 주총에서도 현대 엘리베이터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했었다.

쉰들러는 2015년 11월 현대엘리베이터가 20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1년 만에 재매입한 것을 문제 삼았다. 1년 후 현대엘리베이터는 콜옵션을 행사해 40%에 해당하는 820억원의 전환사채를 재매입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때 매도청구권을 현정은 회장과 현대글로벌에 각각 50%씩 부여했다.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현 회장과 현대글로벌의 지분율은 8.7%, 8.5%에서 10.2%로 증가한다. 현대글로벌은 현 회장 등 오너일가가 100%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쉰들러는 현대유앤아이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하고 현대유앤아이가 설립한 자회사 현대무벡스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유망 사업부서인 물류사업부를 넘긴 점도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유앤아이는 지분 중 70%는 현 회장 자녀들이 차지하고 있다.

쉰들러가 매년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17.1%의 지분율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26.1%다.

한편 쉰들러는 주총 안건 반대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정보 공개 요구, 유상증자 반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지속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