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쿼터 가능성' 언급… '암운' 드리운 철강협상
美 '쿼터 가능성' 언급… '암운' 드리운 철강협상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3.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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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 협상서 쿼터 공식 언급
FTA내주고 수출량도 제한하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일시유예’를 발표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 대신 쿼터(수입할당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철강 면제 협상에 다시 암운이 드리우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양보하더라도 완전 면제가 아니라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만 얻고 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은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유예 대상국들로부터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며 미국무역대표가 상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협의해 대통령에게 적절한 쿼터 부과를 권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철강 관세 협상에서 쿼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쿼터 카드를 꺼낸 이유를 두고 여러 국가를 면제할 경우 당초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달성하려고 한 목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철강의 경우 미국 철강산업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높이려면 철강 수입을 지난해 대비 37%인 1330만톤 줄여야 한다. 

그러나 유예 명단에 포함된 국가들은 모두 상위 철강 수출국이다. 특히 캐나다, 브라질, 한국, 멕시코는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톱4에 해당한다. 여기에 유럽연합(EU), 호주, 아르헨티나를 면제하고 이후 다른 국가들의 면제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철강 수입을 1330만톤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여러 국과 동시 협상을 진행하면서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고 쿼터를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미국은 아직 쿼터 방침이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