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베트남 정상회담서 "불행한 역사에 유감의 뜻 표해"
文대통령, 한-베트남 정상회담서 "불행한 역사에 유감의 뜻 표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3.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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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주석 "훌륭한 말씀… 韓 진심 높이 평가한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호찌민 전 주석의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호찌민 전 주석의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베트남이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베트남 주석궁에서 가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참전과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은 한국에게 특별한 나라이고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고 전제한 뒤 "어제 23세 이하 베트남 축구대표 선수들을 만났는데 선수들이 땀 흘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베트남 양국이 힘을 모으면 불가능은 없다는 한-베트남 매직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경이로운 성장을 거뒀다"며 "특히, 2009년 이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오고 있다"며 "현재 속도라면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 1000억 달러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 중 베트남이 우리의 3대 교역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해 한-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포괄적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핵심 파트너이자 아세안의 중심 국가인 베트남과의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꽝 주석은 공개석상에선 "훌륭한 말씀 감사하다"고 짧게 화답했다.

꽝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과거사에 대한 유감표명에 대해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 방문에 대한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 "베트남의 무술년 첫 외국 국빈이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계속 발전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며 "역내와 세계의 평화,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훌륭한 성과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꽝 주석은 "이 기회를 빌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