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①] 미국 금리인상 나선 배경은
[금리역전①] 미국 금리인상 나선 배경은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3.22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장은 차분했다. 10년 만에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됐지만 우리 금융시장은 조용하게 반응했다. 금리정책은 시장과 소통한다. 정부는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마치 여론을 살피듯 그 흐름에 맞춰 변동 카드를 꺼낸다.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도 그랬다. 한국은 이미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을 점쳤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변수를 계산해 시장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키웠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정부와 일치했다. 3월보다는 6월 혹은 연말, 내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일괄적으로 분석해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주식과 환율 역시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역전차가 계속된다면 펀더멘털이 강한 우리나라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가벼운 스펀지는 물(변수)을 흡수할 수 있지만 바닷속에 던져진 스펀지는 가라앉기 마련이다. 10년 만에 다가온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변수가 무엇이며 어떤 대응전략이 필요한지 체크했다. [편집자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1일(현지시각)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10년 만에 미국과 금리가 역전됐다. 

연준은 지난 이날 기준금리인 연금기금 금리를 현재의 연 1.25~1.50%에서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달 제롬 파월 의장이 취임한 이후 첫 금리인상이다. 지난 2015년 ‘제로금리’ 이후 6번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50%)를 넘어섰다.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한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미국의 완만한 경기 회복세와 늘어나는 일자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올해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2월 2.5%에서 2.7%로 전년대비 0.2% 올렸다. 내년 전망치 역시 2.1%에서 2.4%로 상향조정했다. 실업률은 현재 4.1%에서 3.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3.9%에서 3.6%로, 2020년은 4.0%에서 3.6%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로 유지했다. 내년과 2020년은 2.1%로 상향조정했다. 

우리나라도 한미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되면서 자본유출 등에 대비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국내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부채 총량을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을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최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4~5월 개최되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 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됐지만 우리나라의 양호한 기초경제여건 및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 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앞으로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실물경제 여건, 금융시장 동향,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 시 시장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