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②] 대출금리 ‘껑충’… 대출자들 어쩌나
[금리역전②] 대출금리 ‘껑충’… 대출자들 어쩌나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3.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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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년 7개월 만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면서 시장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우리나라는 다시 미국 금리를 따라 잡아야 하는데 미국은 경기 회복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져 대출자에겐 악순환의 연속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연 1.75%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

또 은행 주택담보대출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에는 2.0% 내외였지만 지난 21일 기준으로 2.720%까지 올랐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역시 상승 추세다. 지난 16일부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9%~4.15%, 신한은행은 3.05~4.36%, 우리은행 3.15~4.15% 등이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시장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미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르면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1.50%다.

그런데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2차례에서 3차례로 조정하는 등 금리인상 카드를 계속 꺼내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공조를 맞춰야 하는 한국은행은 올해에만 1~2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빚을 내 집을 산 수요층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빚은 지난해 말 기준 1450조원에 이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자 중 변동금리 수요층의 이자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금리 수요자는 전체의 70%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의 금융부채가 4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가계의 소비가 위축으로 이어지고 장기화할 경우 내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섣불리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금리 상승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다만 “중요한 것은 오는 6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라며 “3월보다는 6월 정례회의가 우리에게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