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동네인데"… 동료 살해한 환경미화원 현장검증
"조용한 동네인데"… 동료 살해한 환경미화원 현장검증
  • 송정섭 기자
  • 승인 2018.03.2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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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환경미화원인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봉지에 넣어 소각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50)씨가 시신을 쓰레기장에 버린 모습을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환경미화원인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봉지에 넣어 소각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50)씨가 시신을 쓰레기장에 버린 모습을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년 지기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소각한 환경미화원의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21일 전북 전주시 한 원룸 앞에는 진눈깨비를 뚫고 분노에 찬 주민들이 가득 몰려들었다. 동료였던 A(59)씨를 살해한 환경미화원 이모(50)씨를 보기 위해서다.

호송차가 도착하고 이씨가 내렸다. 그는 빨간 점퍼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빠른 걸음으로 원룸 안으로 들어갔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혀를 찼고 그의 잔인함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씨는 5평 남짓한 좁은 원룸 안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범행을 재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A씨를 힘으로 제압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쓰레기봉투로 넣었다. 시신이 봉투에 잘 들어가지 않자 숨진 A씨 웅크린 자세로 만들기도 했다.

이후 봉투에 헌 옷과 이불을 집어넣고 테이프로 여러 번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한 뒤 원룸을 나와 자신의 차 트렁크에 쓰레기봉투를 실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혀를 차면서 그의 잔인함에 말을 잃었다. 큰 목소리로 욕설을 하는 남성도 보였다.

한 주민은 "원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조용한 동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만 가로저었다.

다시 호송차에 올라탄 이씨는 원룸에서 5㎞ 떨어진 한 도로에 세워진 구청 쓰레기 수거차량에 A씨 시신을 실은 뒤 인근 소각장에 내려놨고, 곧 소각했다.

이씨는 A씨 시신을 훼손여부는 부인했다. 범행 동기에 대한 질문에는 "(금전 문제는) 아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마무리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조만간 검찰에 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