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북한과 생태 교류 준비 나서
순천시, 북한과 생태 교류 준비 나서
  • 양배승 기자
  • 승인 2018.03.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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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람사르 회원국·유네스코 생물권 등재… 공동 교류 협력 추진

북한이 5월 람사르 협약 회원국 가입 확정과 7월 금강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재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전남 순천시의 발 빠른 남북교류정책 개발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오는 7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MAB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순천시 전역과 금강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가 결정나면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고 그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시는 북한의 문덕, 라선의 철새 보호구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 등 민간 차원의 협력과 금강산과 공동으로 한반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한반도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북한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평안남도 청천강하구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두만강하구 라선 철새보호구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재두루미, 개리,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의 중간기착지이자 월동지다.

북한에서 흑두루미는 갯벌과 친숙해서 갯두루미라 불린다. 특히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는 순천만과 같이 갯벌이 잘 발달해 흑두루미가 월동지와 번식지를 이동하는 시기에 수천마리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순천만에서 월동을 마친 2000여마리의 흑두루미는 국경을 넘어 이미 북한과 생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2016년 순천시가 유치해 순천만국가정원 습지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등 17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 람사르협약 산하 국제기구다.

다음달 국제두루미재단과 순천시, 철원군, 고양시가 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으로 향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의 두루미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 센터 주관으로 중국에서 개최하는 ‘황해 접경지 습지관리자 교육 워크숍’에서 한국, 중국, 북한이 습지 공동관리, 상호정보 공유를 통한 국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파리본부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오는 7월 제30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사업(MAB)위원회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등재 승인이 결정된다.

이때 북한의 금강산과 그 주변지역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북한 관광산업의 핵심인 금강산과 순천시가 ‘한반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해 통일 이후 한반도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고 생태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시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북한과 교류사업은 이미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상임대표 순천시장 조충훈)가 창립된 후 북한 대동군에 농기계를 지원하고, 2005년에는 직접 북한을 방문해 평안남도 순천에 벼종자와 파종기를 지원한 바 있다.

또한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습지 펀드’를 마련해 국제두루미재단에서 응모한 북한 안변평야 두루미 서식지 복원사업을 지원했다.

앞으로 순천시는 남·북간 북·미간 평화, 화해 분위기에 맞춰 국제두루미재단과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 등 국제기구와 연계하여 북한 안변, 문덕, 라선 등 생태적 공동 가치를 가진 지역에 세계적 습지로 거듭난 순천만의 주민이 직접 가꾼 ‘친환경 볍씨’를 지원하는 등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조충훈 시장은 “ 북한 등 국제적 생태 교류사업을 통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면 그 길에 앞장 서는 것이 생태도시 순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