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 “예견된 사고, 아직 이르다”
우버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 “예견된 사고, 아직 이르다”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3.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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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위해 수많은 상황 데이터 값 필요
ECU 알고리즘 오류 가능성 제기
(사진=우버)
(사진=우버)

미국에서 보행자가 자율주행 중이던 차량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완전 자율주행차가 낸 사고라 파장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템페에서 길을 건너던 엘레인 허츠버그(49)가 운전자가 앉은 상태로 자율주행 모드 운행 중이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피츠버그와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즉시 중단했다.

자율주행차는 현재 사람의 조작 없이 운행 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에 있으며 시스템적으로 완성돼 있는 상태라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우버 차량은 레벨 3~4단계의 중간 수준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0~5까지 6단계로 구분한다. 레벨3은 맑은 날씨 등 제한적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나 운전자의 한시적 주의가 필요한 수준이다. 4단계부터는 운전자의 역할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테슬라가 플로리다에서 진행한 자율주행차 시험 운전에서 트럭 충돌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한데 이어 이번 사고까지 발생해 아직 시험 운전도 이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레벨 3~4단계 자율주행을 위해 관련 업체들은 최근 보행자, 주변 차량, 기타 장애물 등을 인식하기 위한 장·단거리 레이더와 카메라, 적외선 레이저 반사를 활용한 라이다(LIDAR·자율주행용 센서) 등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이중 카메라와 라이다는 보행자와 전방 차량, 지형·지물을 추적·인지하고, 전파 반사를 활용한 센서는 앞과 옆 등의 차량을 인식하는 데 쓰인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ECU(자율주행 플랫폼)는 대응 방법을 판단하고 정지나 회피 등 상황에 맞게 자동차를 제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카메라나 라이다 보다는 ECU 알고리즘(판단·논리 체계)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량에 꼭 필요한 부분이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하는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생한 사고는 이미 예견된 사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자율주행 차량은 스스로 판단해 사람들의 편의와 안전을 책임져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 중"이라며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많은 상황 데이터 값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행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하고 법적인 제도를 확실히 정해서 운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