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미국發 무역전쟁 담판 짓나
G20, 미국發 무역전쟁 담판 짓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3.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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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日·中 “美 보호무역주의 우려”
美 철강관세 빌미로 反中 무역동맹 모색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둘째줄 왼쪽 네번째)이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공식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둘째줄 왼쪽 네번째)이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공식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각국 경제수장들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를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이번 회의가 미국발 무역전쟁의 기폭제가 될지 억제제가 될지 향후 방향을 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G20 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18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은 오는 23일 발효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캐나다·멕시코와 동맹국인 호주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 방침을 밝혔다. 

전(前) 미 재무부 관료인 에드윈 트루먼은 므누신 장관이 G20 상대국의 비판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세 계획을 옹호할 것으로 보이며, 관련 국가의 불만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9일 회의에서 잇따른 각국의 지적에도 "미국이 자유무역 시스템의 작동을 위해 국익을 희생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독일을 포함한 주요국은 한목소리로 미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보호무역주의가 향후 경제 전망을 해칠 수 있으며, 미국과 관세 제외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G20 주최국인 아르헨티나 재무장관도 "자유무역에 따른 이득을 유지하기로 한 함부르크 공동 성명의 문구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반(反) 트럼프 기조를 재확인했다.

앞서 중국이 독일과 연대 의사를 밝힌 점도 미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보호주의 반대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철강관세를 빌미로 중국을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통상 압박에 여타 국가들의 동참할 것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 대표는 면제를 요청한 국가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대미 수출을 2017년도 수준으로 억제 △중국의 다양한 무역 왜곡 정책을 적극적으로 거론 △G20 글로벌 철강 포럼에서 더 적극적이고 미국에 더 협조적일 것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데 공조할 것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할 것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게다가 금주 중 최대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들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무역전쟁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중국에 맞설 세력의 결집을 모색하는 것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상품에 대한 다각적인 보복 조치들을 검토하는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따른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WTO에 가입할 당시에 약속한 개혁 정책을 이행치 않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중국의 경제정책에 자주 문제를 제기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