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살해하고 비닐봉지에 유기한 환경미화원 "유족에 죄송"
동료 살해하고 비닐봉지에 유기한 환경미화원 "유족에 죄송"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3.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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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해했냐' 질문에 "그렇게 됐다. 죄송하다"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50)씨가 20일 오전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50)씨가 20일 오전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료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50대가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이모(50)씨는 20일 오전 전북 전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돌아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전주완산경찰서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선 이씨는 ‘왜 동료를 살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이어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냐는 질문과 자백한 이유를 묻는 말에는 “죄송합니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연달아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같은 말을 반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환경미화원인 이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집에서 동료 A(59)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A씨를 살해한 다음 날인 5일 오후 6시께 검은색 비닐봉지와 이불로 시신을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 자신의 쓰레기 수거 노선인 한 초등학교 앞 쓰레기장에 버렸다.

이어 업무를 시작한 이씨는 6일 오전 6시 10분께 A씨의 시신이 담긴 봉투를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한 뒤 쓰레기소각장에 유기했다. 시신은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소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내 가발을 잡아당기며 욕설을 하자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범행 전 A씨에게 8700여만원을 빌린 적 있고, 또 범행 후에도 A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한 점을 들어 금전 관계에 의한 범행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살인 혐의는 대부분 인정했으나 시신 훼손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며 “이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