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송합니다’ 몸 낮춘 삼성
‘삼송합니다’ 몸 낮춘 삼성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20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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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창립 80주년…별도 행사 ‘전무’
정경 유착 이미지 벗자 ‘자성 분위기’
실적 지상주의 부정적 이미지 탈피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계가 몸을 움츠리고 있다. ‘골프 금지령’을 내렸던 롯데에 이어 삼성도 창립 80주년이지만 최대한 조용하게 넘어가는 분위기다.

오는 22일 삼성그룹은 창립 80주년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날 별도의 창립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나오는 얘기는 삼성 80년사 영상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 또한 외부 공개 없이 계열사 임직원들에게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영상물에 포함될 사회봉사 캠페인 등이 이미지 관리용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행 중인 재계와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아직 삼성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최근 이 회장 차명계좌 등의 문제로 인해 수사를 받고 있어 자칫 정경유착 이미지를 굳히는 모양세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런 분위기는 ‘삼송합니다’란 말이 그룹 내에서 유행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삼성’과 ‘죄송합니다’를 합친 이 말은 외부에서 삼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삼성 내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반영하고 있다.

그만큼 그룹 내부 분위기가 침체돼 있지만 이번 기회에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삼성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위상이 ‘실적 지상주의’를 바탕으로 이뤄졌고 그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왔다는 것이다. 

이에 전자계열사와 비전자 제조 계열사, 금융 계열사 등 3개 소그룹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중심이 돼 그룹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업계에 알려져 있다.

구체적 내용이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방향은 ‘실적’ 위주 경영을 ‘가치’ 중심 경영 방식으로 변화하는 방안인 것으로 여겨진다.